'작은 소리까지 크게 키우는' 소셜 콘치

수백여 종 몰카, 클릭 몇 번에 ‘구매 완료’

<사진=KBS 뉴스 영상 캡처>

 

“몰래카메라 범죄가 더 창궐하기 전에 제지해야 될 시기가 됐다.”
“몰카 등 인권침해 영상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유관 기관과 모니터링하고 단속을 강화하겠다.”

지난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이같이 말하며 몰래카메라에 대한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몰카 수입·판매업자 등록제.

하지만 정부는 해가 바뀌어도 과잉 규제를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몰카 업체들이 정부·공공기관과 당당하게 계약하기도 한다. 관련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구글에 ‘몰래카메라’, ‘몰카 안경’ 등을 검색했다. 그러자 이를 판매하는 홈페이지들이 다수 검색됐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결과는 제외됐다는 설명 문구가 무색할 정도.

 

<사진=구글 캡처>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검색창에 ‘초소형캠’을 입력하면 여러 형태의 몰래카메라를 아무런 제재 없이 구입할 수 있다. 안경형, 볼펜형 등 카메라임을 알아챌 수 없는 변형 카메라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쿠팡의 경우 검색창에 ‘소형 카메라’를 입력하면 20일 현재 약 2300개의 제품들이 확인된다. ‘초소형 카메라’로 검색해도 1000여 개의 제품이 보인다.

 

<사진=쿠팡 캡처>

 

지난 2016년 G마켓이 “워터파크 필수! 없으면 섭섭해~”라는 문구를 단 초소형 카메라를 판매해 물의를 일으켰지만, SSG몰을 제외한 주요 쇼핑몰에선 여전히 몰래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 쇼핑몰에서 초소형 또는 볼펜 카메라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10여개에서 300개까지 관련 상품들이 검색된다. 이는 녹음이나 촬영 기능이 있는 상품을 포함한 검색 결과다.

종류는 “이런 것도 있나” 싶을 만큼 다양하다. 모자·넥타이·펜·시계·안경·자동차열쇠에서부터 단추·라이터·USB 등 작은 물건을 위장한 제품까지 있다. 실시간 촬영하거나 적외선으로 야간 촬영이 가능한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상세 페이지엔 ‘완벽하게 위장할 수 있는 초소형 크기’, ‘렌즈가 보이지 않는 완벽 위장 카메라’ 등 몰래카메라임을 적극 홍보하는 문구들이 눈에 띈다.

 

<사진=쿠팡 캡처>

 

해당 쇼핑몰들은 그동안 모니터링을 강화해 악용될 소지를 막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제대로 관리 감독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제품 자체가 불법이 아니기에 판매를 모두 막을 순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전파법상 국립전파연구원이 발급한 KC 인증만 받으면 모든 제품의 생산 및 판매 소지가 가능하다.

이에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선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중고나라에 ‘초소형 카메라’ 등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몰래카메라로 악용될 소지가 높은 카메라를 판매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제품은 ‘기타 카메라 악세서리’, ‘디지털 캠코더’, ‘기타 영상관련제품’, ‘기타 중고’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최저 2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안팎이다. 중고거래사이트의 특성상 개인 거래인 탓에 구매 제한 등이 없다. 다시 말해 미성년자도 손쉽게 몰래카메라를 살 수 있다는 것. 11번가와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에도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 무통장거래를 하면 신용카드 없이 거래 가능하다.

이처럼 구매가 어렵지 않은 탓에 몰카로 인한 성범죄는 일상적인 공포가 됐다.

그럼에도 현행법은 몰카에 사용되는 초소형 카메라를 판매하거나 사는 행위를 규제하지 못한다. 업체들은 오히려 정부·공공기관과의 계약 사실을 자랑하기까지 한다. 미국 등 해외에서 전문가나 허가 받은 사람에게만 초소형 카메라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초소형(위장형)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는 업체의 홈페이지 <사진=각 홈페이지 캡쳐>

 

이같은 정부기관의 안일한 대처에 신종 몰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파 인증을 받은 신종 변형카메라의 종류는 총 163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40개 안팎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

이에 진 의원은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린 위장형 몰카에 일상적으로 노출돼있다”며 “이런 몰카들을 의원실에서 구입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비용도 10만원이 채 안 들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노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당시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초소형 카메라 판매를 ‘허가제’로 바꾸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등록제’보다 더 강력한 조치. 하지만 19대 국회가 종료되며 자동 폐기됐다.

 

<사진=지마켓 캡처>

 

상황이 이렇자 일부 여성들은 자구책에 나섰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몰카 탐지기’. 이들은 “경찰이 못 하면 나라도 하겠다”며 몰카 탐지기를 직접 구매하고 있다. 실제로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몰카 탐지기 판매량은 전년대비 29% 급증했다. 20만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

현재 일부 대학교의 총여학생회에선 비싼 가격 탓에 구매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몰카 탐지기를 구비, 이를 상시 대여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y | 2018-05-21T09:09:41+00:00 2018-05-21 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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